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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트럼프 환류 감세, 자사주 매입만 `극적` 부양"

2018-09-07 03:34

(글로벌모니터 기자)

작년 말 미국 의회를 통과한 '환류(repatriation) 감세' 조치가 자사주 매입을 급증시키는 효과만 낳았다는 조사 결과가 연방준비제도(연준)에서 나왔다.

이 조치가 미국 내 투자를 촉진할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담과는 달리 투자가 증가했다는 증거는 빈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준 이사회 소속 이코노미스트들인 마이클 스모일란스키와 구스타보 수아레즈, 알렉산드라 타보아 등은 지난 4일 연준의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 환류된 자금은 자사주 매입의 급격한 증가와 관련이 있다"면서 "현재 단계에서 투자가 늘었다는 증거는 덜 명확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미국의 다국적기업(MNEs)들이 해외에 쌓아둔 현금 및 현금등가물은 작년 말 기준으로 1조달러에 달했고, 이 중 약 30%인 3000억달러 이상이 올해 1분기 미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분석했다.

<이미지출처:연준>ⓒ글로벌모니터
<이미지출처:연준>ⓒ글로벌모니터
트럼프 행정부는 총력을 다해 추진한 세제개편 법안에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이익에 물리는 세율을 현금성 자산에 대해 15.5%, 비유동 자산에 대해서는 8%로 일회적으로 낮춰주는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는 종전 법인세 최고세율 35% 뿐 아니라 세제개편으로 낮아진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 21%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에 속한 15대 '현금 부자' 비금융기업을 살펴본 결과, 해외 현금의 환류로 자사주 매입이 "극적으로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작년 4분기 230억달러였던 것이 올해 1분기에는 550억달러로 늘었다는 것이다.

자산 대비 자사주 매입 비율도 두배 이상으로 상승했다.

<이미지출처:연준>ⓒ글로벌모니터
<이미지출처:연준>ⓒ글로벌모니터
이 15대 기업들은 해외에 쌓여 있는 미국 기업 전체 현금의 80% 가량을 차지했다.

보고서는 본국으로 돌아온 현금은 배당이나 부채 상환 등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15대 기업은 이미 투자를 소폭 늘리는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환류 감세 조치로 투자가 뚜렷이 늘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준>ⓒ글로벌모니터
<이미지출처:연준>ⓒ글로벌모니터
보고서는 다만 투자에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고 환류 감세 조치의 영향이 완전히 나타나려면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단서를 달았다.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현금 환류 영향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애플을 필두로 한 이 회사들은 그동안 국내 배당용 자금 등을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해왔으나 이제 그럴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10대 현금 부자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올해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전 3년 동안 매년 700억달러 넘게 발행되던 것에 비하면 급격하게 감소했다.

<이미지출처:월스트리트저널>ⓒ글로벌모니터
<이미지출처:월스트리트저널>ⓒ글로벌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