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임금이 다시 껑충 뛰어 올랐습니다. 20일 유럽중앙은행(ECB)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 유로존에서 노사 교섭을 통해 결정된 임금이 일 년 전에 비해 5.4% 올랐습니다. 2분기에는 증가율이 3.5%로 낮아졌었는데, 이번에 다시 크게 반등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냉각하는 경제를 부추기기 위해 ECB는 그동안 금리인하에 가속도를 붙이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해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다시 당선돼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ECB는 최근 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부양적 정책기조를 신호해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에 집계된 교섭임금 증가율은 마음이 급한 ECB의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치가 한껏 부풀어 있는 마당이라 ECB 인사들의 속도조절 발언이 뒤따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데이터가 "올드 뉴스(old news)"라고 지적합니다. 예를 들어 지난 주에 타결된 독일 최대의 노조 IG Metall(자동차 및 엔지니어링 업계로 주로 구성) 임금 인상률은 25개월간 평균 5.5%로 비교적 완만했는데, 이 사실이 이번 데이터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ECB의 루이스 데 귄도스 부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경제를 되살리는데 있어서 중앙은행이 "전능한 힘을 가진 게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제가 약한 것은 주로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본질적으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는 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