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유럽에서 경제규모가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나라입니다. 독일 만큼은 아니지만, 프랑스 정부 역시 상대적으로 매우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쓰는 높은 신용도의 국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가 생겼습니다. 프랑스 정부가 1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려면, 독일보다 무려 거의 1%포인트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해야 합니다. 프랑스 국채 수익률에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27일 90bp까지 확대됐습니다. 12년 전 유로존 재정위기 때 이후 최대치입니다.
곤두박질치는 국가신용은 프랑스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날 프랑스 국채는 적지 않은 만기 구간에서 그리스 국채보다 더 높은 수익률로 거래됐습니다. 프랑스 국채가 그리스보다 더 위험하다는 투자자들의 인식, 또는 프랑스 국채를 기피하려는 태도가 가격에 반영되었다고 볼 만 하겠습니다.
지금 프랑스 정치권은 정부의 긴축 예산안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 중입니다.
프랑스 극우진영 지도자 마린 르펜은 내년 예산안의 세금 인상과 지출 삭감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통해 프랑스 연립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미셸 바르니에 총리는 정부가 붕괴하면 "금융시장에 심각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야당 탓이라고 선을 그어 놓은 겁니다.